라스베가스를 무대로한 할리우드 영화 오션스 일레븐. 주인공인 조지 클루니와 브레드 피트가 말끔한 수트 차림으로 생뚱맞게 화투게임 ‘도리짓고땡’을 즐긴다면 어떨까.

잘하면 이런 광경을 앞으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도리짓고땡의 라스베가스 진출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현지에 게임의 특허권을 획득했고, 미국 도박 위원회 주제로 3개월간의 테스트 기간을 거쳐 오는 7월 경이면 현지 사용 허가가 날 것으로 보인다.

도리짓고땡의 세계화는 서울 광장동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의 장성호 차장이 진두 지휘하고 있다. 그는 올해로 19년 경력의 전문 딜러다. 카지노 산업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라스베가스에서 18년간 딜러 생활을 하기도 한 베테랑이다.

“딜러 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 도리짓고땡을 카드로 바꿔서 하면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다. 암산엔 약한 미국인들이지만 카드를 들고 10, 20씩 숫자로 짝을 맞추는 것은 유독 잘하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도리짓고땡의 공식적인 영어명칭은 ‘투카드 하이포커’. 20장의 카드로 넷이서 기존의 화투 방식으로는 수익성이 높지 않아, 40장의 숫자가 적힌 트럼프를 이용해 딜러포함 8명이 할 수 있는 게임으로 계량화했다. 플레이어의 안전성확보를 위해 포커 방식의 사이드 배팅도 만들었다. 쉽게 표현해 숫자가 ‘안 지어’져도 나머지 카드를 이용해 포커 베팅을 할 수 있다.


게임은 이미 워커힐 카지노에서 서비스 되고 있다. 처음엔 낯설어 하는 외국인 게이머들도 금새 익숙해하면서 “블랙잭과 포커를 합해놓은 재미가 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게임이 본격적으로 라스베가스에서 서비스될 경우, 적게는 월 2~3억원, 많게는 몇 십억원씩의 로열티를 얻게 될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귀뜸도 이어진다.

장 차장의 딜러 생활은 그가 26살이던 1990년 라스베가스로 이민을 가면서 시작됐다. 이후 18년간 싸은 명성과 안정된 생활을 뒤로한 체 그가 한국에 오게 된 것도 어찌보면 도리짓고땡 때문이다. 게임의 계량화 작업중에 현지 파트너와 불협화음을 겪게 되면서 미련없이 라스 베가스를 떠났다. 그러던중 그의 명성과 게임의 가치를 알아본 파라다이스 그룹이 그를 스카웃하면서 입국하게 됐다.

장 차장에게는 아직도 많은 아이디어가 있다. 화투 자체는 그림이 어렵지만 이를 카드로 계량화하면 서양인들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수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한국의 카지노 산업은 아직도 조금 아쉽다. 딜러들의 인적 역량이나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카지노는 수익성이 높은 관광 사업이다. 재고도 없고 반품도 없다. 서양 사람들은 카지노를 도박(gambling)이라고 부르지 않고 게임(Gaming)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설비들이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카지노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는 구조적인 변화가 없으면 한국 카지노 산업이 필리핀이나 캄보디아 등의 후발주자들에 어렵게 차지한 ‘아시아 2위’의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고 본다. 때문에 한국 관광ㆍ카지노 산업의 발전을 위해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카지노 산업의 내실을 다지는 일을 하고 싶다.

“딜러는 외국 관광객이 입국해 가장 눈을 오래 마주치는 내국인이다. 테이블에 들어설 때 만큼은 그 곳이 내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고 일해야 한다. 진심어린 미소와 말로 마주하면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줄 것이다”